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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의 기원전설 : 칼디의 전설 / 오마르의 전설
    커피 2012. 4. 16. 18:44

    커피의 기원전설 : 칼디의 전설 / 오마르의 전설


    커피의 기원전설


     커피의 기원설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에티오피아 '칼디(Kaldi)의 전설'이다. 그리고 '오마르(Omar)의 전설', '모하메드(Mohammed)의 전설' 등 있는데, 여기에선 각각 에티오피아설과 예멘설로 대표되는 '칼디의 전설'(6세기경)과 '오마르의 전설'(13세기경)을 소개하겠다.

     

     

    칼디의 전설

     

     어느 날, 목동 '칼디'가 산양(혹은 염소) 무리를 새 목초지로 데리고 갔는데, 산양들이 붉은 열매를 먹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이를 이상히 여긴 칼디는 근처의 수도원을 찾아가서 그 붉은 열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수도원장 '스키아들리'가 그 열매를 한번 끓여서 마셔보았더니, 그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 후로 늦은 밤에 행해지는 예배 중에 잠을 쫓기 위해 이 검은 음료를 마시게 되었다.

     

     

    오마르의 전설

     

     이슬람의 수도사인 '알리 이븐 오마르'는 그의 스승인 '알 샤드힐리'의 명에 따라 모카로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카에서는 역병이 나돌았고, 병자들은 이슬람 수도사인 오마르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의 기도로 많은 사람들이 병에서 낫자 소문이 나게 되어 더 많은 병자들이 몰려 들었다. 그 가운데는 그 지방 영주의 딸도 있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그녀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허나, 그 일이 있은 후 그렇게 아름다운 영주의 딸과 오마르가 한 지붕 밑에서 잠을 잤는데 아무일도 없었겠느냐는 소문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고, 그 소문을 들은 영주는 격노하여 오마르를 추방하였다.

     

     추방당한 오마르와 그의 제자들은 먹을 것도 없는 우자프 산속에서 커피나무를 발견하고(여기서 새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 열매를 먹으면서 지내는 동안 달여 마실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때 모카에서는 다시 역병이 나돌았고, 사람들이 다시 오마르를 찾아 왔다. 오마르는 그들을 위해 기도했고, 자신이 발견한 이 음료를 사람에게 마시게 했다. 그러자 역병이 말끔히 나았고, 그들은 마을로 돌아가 오마르와 그 음료에 대해 전했다. 이에 그를 추방했던 영주는 오마르를 위한 암자를 지어 그에게 바치며, 성자로 추대하면서 오마르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끔 하였다.

     

     

    두가지 공통점

     

     칼디의 전설은 17세기 이탈리아 출신의 동양학자 파우스테 나이로니가 쓴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한다. 이슬람권에는 커피의 발견에 산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가, 목동과 산양이 등장하는 목가적 풍경이 어딘가 유럽적인 냄새가 난다. 오마르는 실존 인물(?~1418)로, 그가 살았던 암자와 묘는 후세까지 남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산지가 동아프리카인 커피나무가 예멘의 산 속에서 자생하고 있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두 이야기엔 두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번째는 두 이야기 모두 이슬람의 수도사가 등장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수도사들의 이름이다.

     

     첫번째, 이슬람의 수도사들, 그 중에서도 알 샤드힐리가 창시한것으로 알려진 샤드힐리 교단의 '수피'(이슬람 신비주의 수도사)들을 지목하고 있다고 한다. 커피를 마심으로써 나타나는 현상들은 수피 특유의 절대적인 현세거부, 금욕, 고행과 같은 수피즘 정신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 그들은 커피나무에서 커피 음료를 만들고 전파하는데 있어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 수도사들의 이름에 관해서인데, 바로 칼디 이야기에서 나오는 수도원장의 이름과 오마르의 스승의 이름이다. 오마르의 스승인 알 샤드힐리(al-Shadhili)가 이탈리아어로 표기되면서 스키아들리(Sciadli)로 바뀐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파우스테 나이로니의 커피 전설에 아이드루스(Aidrus)라는 수도사도 등장하는데, 이슬람권에서도 아이다루스(Aidarus)라는 수도사의 기원전설이 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볼때 나이로니는 이슬람권의 기원전설에서 이름을 빌려와서 새로운 전설을 창작한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가장 오랜 형태의 드라마타이즈드 CM[각주:1]이 아니었을까?

     

     사실 대부분의 탄생이 그러하듯 언제부터라고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설이 전해내려온 것은 그만큼 커피가 매력적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이미 상품으로써의 가치를 가진 커피를 좀 더 쉽게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장 오랜 형태의 드라마타이즈드 CM이 아니었을런지. 새로이 등장한 검은 음료 '커피',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검은 음식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생각해 본다면, 이런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정체모를 검은 음료 '커피'에 한결 다가가기 쉽게 해주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참고문헌
    우스이 류이치로, 《커피가 돌고 세계史가 돌고》, 북북서
    유대준, 《커피인사이드》, 해밀
    카노 토모요, 후지와라 유키에, 《일본식 커피 수업》, 북노마드


    1. dramatized CM : 직접적으로 상품을 설명하지 않고 드라마와 같이 사건을 설정해서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광고를 삽입하는 방법. 커머셜 스토리 CM(commercial story CM)이라고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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